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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가 하태임 “문자 너머서 찾은 소통방식…여한 없이 다작하고파”

입력시간 | 2019.10.04 06:05 | 신하영 기자 shy1101@edaily.co.kr
[8th 이데일리 W페스타, Personality1 소통]
20년 동안 ‘色과 色의 조화’로 관람객과 소통
컬러밴드로 추상미술의 대중화 이끈 서양화가
전임교수 사직 후 전업작가…“작업에만 몰입”
(사진=이영훈 기자)
제8회 이데일리 W페스타가 오는 10일 서울 중구 소월로 밀레니엄 힐튼 서울에서 ‘감성: 나의 선택, 나의 개성’을 주제로 열린다. 올해 이데일리 W페스타는 감성이 주목받는 시대를 맞아 다양한 분야의 리더들이 참석해 소통·도전·경험·캐릭터에 대한 얘기를 나눈다. 이 가운데 ‘소통’과 ‘경영’ 세션에 참여하는 정혜승 전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 서양화가 하태임, 박미경 여성벤처협회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언어와 문자 너머에서 진정한 소통을 찾았다.” 서양화가 하태임(46·사진)의 작품을 이해하는 키워드는 ‘소통’이다. 1995년 첫 개인전 이래 지금까지의 작업은 진정한 소통을 찾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처음에는 문자를 중첩·확대시키는 작품을 선보였다면 지금은 ‘컬러밴드(색 띠)’를 병렬시키는 화풍으로 추상미술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하 작가가 소통방식에 천착하게 된 계기는 프랑스 유학시절(1990~1999년)과 관련이 깊다. 프랑스 디종국립미술학교와 파리국립미술학교를 졸업한 하 작가는 약 10년간 파리에서 유학했다. 그는 “타지에서 10년간 생활하면서 완전한 소통을 갈망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소통에 대한 그의 고민은 초기 알파벳이나 한글을 소재로 한 작품에서 찾을 수 있다. 문자를 확대·중첩시키는 작품을 주로 내놓은 것. 하지만 이런 문자적 소통은 해당 언어를 이해하는 사람에게만 국한된다. 같은 언어권에 있거나 해당 말·글을 이해해야 비로소 소통이 가능해서다. 하 작가는 “언어적 소통은 지역·문화·환경적 요인에 따라 때로 왜곡돼 전달될 수 있다”며 “진정한 소통은 언어와 문자 너머에 있다”고 했다.

진정한 소통 방식을 ‘색(Color)’에서 찾은 하 작가는 과거의 화풍을 스스로 부정하기 시작했다. 공들여 그려온 작품을 붓으로 지워나간 것. 그는 “유학생활 말미에는 애써 그렸던 문자를 지워나가는 작업을 했다”며 “문자와 언어를 훼손시키고 그 너머를 생각하다 보니 색에서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고 했다.

색을 통해 소통을 시도하기 시작한 하 작가는 지금까지 ‘통로(Un Passage)’를 주제로 한 작품을 내놓고 있다. 대부분 컬러밴드를 화폭에 병렬시키는 화풍이다.

그의 컬러밴드는 단순하면서도 반복적이다. 하나의 밴드를 완성하려면 최소한 열 번 이상의 붓질이 필요하다. 붓질과 말리는 작업을 반복하기에 2~3일간의 작업을 거쳐야 하나의 컬러밴드가 완성된다. 하 작가는 “묽고 반투명한 색을 사용해 컬러밴드의 중첩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며 “이런 반복을 통해 시간의 흐름, 생성과 소멸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태임은 한국 현대미술 1세대 서양화가 하인두(1930∼1989) 작가의 딸이다. 모친인 류민자 작가는 동양화가이며, 동생 하태범은 조각가로 활동하고 있다. 어렸을 땐 음악에도 재능을 보였지만 무대공포증 탓에 이를 포기했다. 미술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부친의 영향이 컸다. 그는 “미술가 집안에서 태어났기에 때때로 가정환경 덕을 본 게 아니냐는 얘기를 들었다”며 “한때는 하인두의 딸이란 얘기에 거부감이 들었지만 지금은 예술적 환경이 나를 서양화가로 만들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했다.

하 작가는 앞으로도 그림을 통해 관람객과의 소통을 이어갈 생각이다. 지난해에는 삼육대 미술컨텐츠학과 전임교수직도 사직했다. 작품 활동에만 몰입하는 전업 작가가 되기 위해서다. 그는 “직장인들이 하루 8시간 이상 일하는 것처럼 꾸준히 작품을 남기는 성실한 작가가 되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여한이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몰입, 먼저 나 자신에게 떳떳해지고 싶다. 그러다 보면 감동을 주는 좋은 작품도 나오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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